저자가 인도종교에 관심을 기울이고 또 종교학과 인연을 맺게 된 첫 계기는 힌두교의 주요 경전인 『바가바드기따』를 읽게 되면서이다. 당시 인간의 중요한 실존적 문제인 고통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가지고 있던 의문이 상당부분 풀리면서 책에 빠져 들어 밤을 새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를 계기로 종교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종교학과 인도종교를 연구하는 학자의 삶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도종교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올 해로 25년이 넘었다.
이 기간 동안 인도종교(힌두교)와 관련된 주제로 석사와 박사 논문을 발표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는 문헌연구와 현지조사연구를 결합시켜 인도의 종교문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를 여러 논문과 저서로 발표했다. 연구기간이 짧지 않았고 또 연구 성과물도 적지 않았지만 막상 인도 종교와 종교문화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저서는 출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한편으로는 인도종교를 힌두교로 좁힌다 해도 힌두교 역시 워낙 방대하고 복합적이어서 다룰 주제와 내용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의 주요 이슈들까지 포함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의 종교와 종교문화의 핵심 내용들을 어느 정도 담을 수 있을 만큼 연구결과가 축적되었다고 판단되어 그것들을 종합 보완하여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의 출간은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연구결과를 종합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 또 20여 년 동안 인도종교와 관련된 여러 강의를 해오면서 국내에 적합한 교재가 없어 매번 저자의 글들을 편집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 책은 관련 강의의 교재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종교와 종교문화에 대한 학계와 일반인들의 다양한 관심 그리고 관련 자료와 지식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음에도 그간 적절한 책이 없어 아쉬움이 컸었다. 인도종교 연구의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인도 종교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힌두교를 중심으로 다룬 이 책이 관련 연구자나 일반인들이 인도종교와 종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의 일부는 미발표 글들이고 일부는 저자가 여러 학술지 등에 발표했던 글과 강연문 등을 이 책의 체계에 맞춰 수정 보완한 글들이다. 이 경우 관련부분에 원 게재처와 수정 보완한 글임을 밝혔다.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은 예술 부분의 회화 그림 등 일부 그림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자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저작권 문제가 엄격하여 일부 장에는 그림을 넣고 싶은 곳에 충분히 넣지 못한 점이 아쉽다. 하지만 관련 그림을 통해 독자가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해를 하도록 가능한 많이 삽입하려고 했다.
인도어의 우리말 표기는 관련 학자들 사이에 합의된 안이 없어 학자들마다 다소 다르게 표기하나 전반적으로는 현지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 역시 이 방식을 택했다. 단, 그간 관행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독자들에게 익숙한 일부 용어는 현행 표기를 따랐다.
원고를 쓰고 수정을 위해 여러 차례 읽어 내려가면서 또 책에 넣기 위해 20여 년간 찍어온 많은 사진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그간 인도 종교와 문화를 연구해온 시간들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수년 전에 인도에 함께 갔던 동료 교수 한 분이 인도의 열악한 환경과 인도현지연구의 힘겨운 상황을 보시고는 ‘류경희 선생님 참 안됐어요.’라고 하신 적이 있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관심이 가는, 탐구하고 싶은 분야와 주제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담긴 연구의 모든 과정들, 특히 현지조사연구 작업은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간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인도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의 결과들이 하나의 책으로 나와 인도종교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미지의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신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류경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인도종교(힌두교)와 관련된 주제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베나레스 힌두대학교(BHU) 철학종교학과에서 2년간 방문학자(research scholar)로
힌두교 관련 주제를 연구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인도현지조사 연구를 하면서 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 종교문화의 다양한 측면에 관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발표해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남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HK연구원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인도종교와 신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인도 신화의 계보󰡕, 󰡔인도여성: 신화와 현실󰡕(공저), 󰡔요가, 초월을 향한 지향󰡕, 󰡔나를 찾아 인도로 떠나다󰡕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W.D. 오플래허티의 󰡔다른 사람들의 신화󰡕, J.G. 아라푸라의 󰡔불안과 평정으로서의 종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논문을 집필하였다.

서문
저술의도 • 2 / 인도 종교문화의 특성 • 4
인도의 종교와 역사문화 • 7 / 인도의 종교문화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12

1장 고대 인도의 종교: 브라흐만교
리그베다와 브라흐마나의 종교: 현세 중심적 종교 • 21
우빠니샤드의 종교: 초월과 해탈의 종교 • 38

2장 반 브라흐만교 종교들: 불교와 자이나교
불교 • 69
자이나교 • 98

3장 힌두교: 종합적 성격의 종교
힌두교의 등장배경과 전개 • 115
힌두교의 종합적 성격 • 121
힌두교의 세계관 • 157

4장 힌두 의례와 문화
자기수행적 의례: 요가와 명상 • 183
유신론적 의례: 뿌자 • 193
통과의례: 산스까라 • 203
장례와 인도인들의 사후관 • 215
성지순례 • 229

5장 힌두 축제
힌두 축제의 일반적 특징 • 279
봄 축제 홀리의 종교적 의미와 사회적 기능 • 284
힌두 축제와 축제 산업 • 308

6장 힌두교와 인도 예술
인도 예술의 종교적 특성 • 315
힌두 예술 • 318
딴뜨라 사상과 예술 • 338

7장 인도종교와 인도사회
카스트제도와 힌두교 • 359
힌두교와 인도여성 • 373
인도의 소수종교와 종교집단 간 갈등문제 • 393

8장 근대와 현대 인도의 종교적 상황
19세기 인도의 종교-사회 개혁운동 • 409
힌두 종교-사회 개혁운동의 현황과 성패요인 • 450
힌두 근본주의: 현대 인도종교의 보수화 경향 • 490
인도 종교문화의 비폭력(아힌사) 정신과 종교폭력 • 521
참고문헌 • 555 / 찾아보기 563 / Abstract • 561